[K스토리] '다그랜드토토 바로보기'…다민족·다그랜드토토 사회의 희망 로드맵
(서울=연합뉴스) 이세영 기자 = 우리 사회는 다그랜드토토 사회로 급속히 변화하고 있다. '다그랜드토토'의 사전적 의미는 한 사회 안에 여러 민족, 그랜드토토가 어우러져 있다는 뜻이다.
국내 체류 외국인이 최근 통계에서 약 300만 명 시대 진입을 눈앞에 두고 있다. 이는 국내 3대 대도시인 인천광역시 인구에 육박하는 수치다. 국내 총인구의 5.2%에 달하는 이들은 산업현장뿐 아니라 사회 곳곳에서 우리 사회의 구성원으로 제 몫을 다하고 있다.
다민족·다그랜드토토를 구성하는 이들은 저출산으로 인한 인구 감소를 막는 대안으로도 떠오르고 있다.
하지만 아직도 '이웃'이 아닌 '이방인'으로 보는 시선이 존재하는 것이 현실이다. 우리 사회가 진정한 다그랜드토토 공생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어떤 것이 필요할까. 제작진은 미래의 난제를 풀어가는 열쇠가 될 '다그랜드토토' 현장을 찾아가 봤다.
◇ 여러 민족, 그랜드토토가 어우러진 'K-다그랜드토토'
주변이나 TV 방송, 언론 매체에서 어렵지 않게 국내 체류 외국인을 볼 수 있다. 급격하게 다그랜드토토 사회로 변화하고 있는 이러한 현실은 불과 근 20~30년 만에 이뤄진 일이다.
통상 외국인 인구가 총인구의 5%를 넘기면 '다그랜드토토 사회'에 진입한 것으로 본다. 더 이상 단일 민족 국가를 고집할 수 없게 된 것이다.
실제로 주변에서 결혼과 귀화, 유학, 취업 등으로 한국 사회의 일원으로 생활하는 외국인을 만나게 된다.
통계청의 '2023 다그랜드토토 인구동태 통계'를 보면 지난해 다그랜드토토 혼인은 2만431건으로, 전체 혼인 중 10.6%를 차지한다.
다그랜드토토 출생아는 1만2천150명으로, 전체 출생의 5.3%에 달한다. 한국이주동포정책개발연구원 곽재석 원장은 "유아, 청소년 다음에 청년 인력과 장년 인력을 적재적소에 어떻게 분배할 것인지와 복지, 의료 문제에 누출이 없도록 해야 한다"며 "이주민, 외국인 주민의 생애 전체와 관련한 이주 정책을 포괄적으로 살펴보는 법과 제도, 조직이 절실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국제이주기구(IOM) 한국대표부 이재호 정책담당관도 "인구 구조 문제가 우리에게 가장 큰 화두가 되면서 전반적으로 이주에 대해 조금 바라보는 시선이 많이 변하고 있는 건 사실"이라며 "고용허가제도 할당량과 이주자 허용 업종도 계속 추가하고 있으며 정주 비자인 E-7-4 비자 쿼터도 늘리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고용정보원에 따르면 소멸 위험이 있는 지자체는 2005년 33곳에서 2023년 113곳으로 3배 이상 늘어났다. 이는 전국 시군구 228곳 중 49.6%로 절반에 달한다.
이대로 가다가는 시군구 두 곳 중 한 곳은 사라질 수도 있다. 국가 유지를 위해 인구 감소를 막는 방법으로 출산율을 높이는 방안과 더불어 외국인을 받아들이는 것도 병행돼야 하는 것이 현실이다.
◇ 변화를 불러온 다그랜드토토 시대
다그랜드토토 시대는 우리 사회 곳곳을 크게 바꿔놓고 있다. 국내 이주 외국인은 제조업과 건설업, 농·어업, 서비스업 등 내국인이 기피하는 업종에서 제 몫을 다해 산업현장의 필수 인력으로 자리 잡았다. 2004년부터 시행한 외국인력 활용을 위한 고용허가제를 통해 국내에서 일자리를 구한 외국인은 20년간 100만명에 이른다. 또, 법무부가 지자체와 협력해 2015년부터 시행한 외국인 계절근로자 프로그램을 통해 지난 한 해 동안 지자체에 4만647명이 배정됐다.
한국에 정착하는 모습을 봤을 때 과거와 달라진 점은 개발도상국에서 건너온 많은 이들이 단기 취업 비자로 일하며 수입을 모은 후 거주국으로 돌아가려 했다. 최근에는 이들이 점차 대한민국에서 장기적으로 자리 잡으려는 경향을 보인다.
법무부 통계에 따르면 국내 체류 외국인의 51% 이상이 체류 기간 연장을 원했고, 17.2%는 영주권 취득을, 11.3%는 한국 국적 취득을 희망했다. 한국에서의 장기체류 또는 정주를 희망하는 비율이 79.5%에 달하는 셈이다.
우즈베키스탄 출신으로 중앙대 박사과정에 재학 중인 악바로브 아자맛은 "인종차별은 아니더라도 외국인이라는 약간의 거리감 같은 거는 있는 것 같다"며 "물론 학교에서는 그런 거를 못 느끼지만, 밖에 나가보면 그런 차이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외국 친구가 인종차별 당해본 적이 있냐고 물어본 적이 있는데 개인적으로 그런 걸 한 번도 안 느껴봤다"고 덧붙였다.
여가부의 '다양한 가족에 대한 국민인식 조사'(2021년)에 따르면 본인 또는 자녀가 결혼하려는 상대방 가족의 형태가 다그랜드토토가족 자녀인 경우 79.2%가 수용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국민 다그랜드토토 수용성 조사'(2021년, 여가부)를 보면 청소년의 다그랜드토토 수용성은 71.39점으로 성인(52.27점)보다 상당히 높게 나타났다. 기성세대보다 젊은 세대가 상대적으로 다그랜드토토에 열린 마음을 가진 것으로 볼 수 있다.
아르헨티나 출신 대학생 뽀우 마가리따(24)는 "한국에서 웹사이트 가입해야 할 때마다 전화번호, 신분증이 필요한데 가끔 어떤 웹사이트는 외국인 등록증으로 가입 안 돼 불편하다"며 "그래도 한국은 치안이 매우 안전해 밤에 산책하거나 아니면 편의점에 갔다 올 때 걱정이 없어 좋다"고 말했다.
하지만, 외국인 증가에 대한 부정적인 시선이 여전히 존재하는 것이 현실이다. 이들은 대한민국의 당당한 구성원으로 인정받고 싶지만, 뿌리 깊은 '반(反)다그랜드토토 정서' 등으로 인해 한국 정착에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단일민족', '단일그랜드토토'가 익숙한 일부 기성세대는 다그랜드토토 사회라는 것을 인정하기를 꺼리며, 내국인 일자리 감소, 범죄 발생, 치안 문제 등을 우려하는 목소리를 내기도 한다.
한국이주여성연합회 왕지연 회장(중국 출신, 한국 생활 23년 차)은 "다그랜드토토 지원 시 경제적인 어려움 해소를 위한 지원이 대부분"이라며 "단순히 '다그랜드토토' 때문에 무작정 지원해주지 않는데 그로 인해 사람들의 시선이 많이 안 좋은 게 문제"라고 말했다. 그는 또 "다그랜드토토니까 지원받는 것이란 오해와 다그랜드토토인이 세금을 안 낸다는 시선까지 있다"며 "정책을 만들 때 현장의 목소리를 많이 들으면서 수렴해야 예산 낭비도 하지 않고 효과를 높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 밖에도 종교나 그랜드토토적 차이로 인한 갈등, 다그랜드토토가정 자녀에 대한 차별과 이로 인한 부적응 등의 부작용이 거론되기도 한다. 이처럼 다그랜드토토 사회로의 전환은 '빛과 그림자'라는 양면을 모두 갖고 있다.
◇ 다그랜드토토 사회의 필요·충분조건
다그랜드토토 사회로의 변화를 먼저 경험한 선진국 중 독일과 프랑스 사례를 주목해 볼 만하다. 프랑스는 식민지배 시절부터 북아프리카 국가 등에서 이민자를 대거 받아들였다. 특히 독일은 지난 2000년에서 2020년 사이에 이주민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여 인구가 170만 명 증가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이민자들을 노동력으로만 취급하고 사회통합 정책을 충분히 마련하지 않아 차별과 편견, 경제적 불평등 등의 문제점이 발생했다는 비판도 받았다. 이에 독일은 무엇보다 사회통합 정책에 집중하고 있다.
국민의힘 최고위원인 인요한 의원은 "다그랜드토토 사회로 전환은 필수라 우리가 반드시 받아들여야 하고 성공적으로 받아들이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며 "100년 후에 대한민국이 없어질 수도 있어 우리나라에 와서 우리와 함께 같은 뜻, 같은 그랜드토토, 같은 생각을 갖고 살아갈 분을 잘 모셔 오고 감사하게 생각해야 미래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정부 기관과 지원 단체에서 다그랜드토토 사회 정착을 위해 다각도로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그런데도 소외되는 다그랜드토토 이웃이 적지 않다.
이런 점에서 다그랜드토토 정책의 패러다임을 공급자가 아닌 수요자 중심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주장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전문가들은 각 지역 특성에 맞게 세심한 지원 정책을 해나가며 장기적으로는 이들의 한국 정착에 도움을 주고, 나아가 각 구성원의 장점을 살려줌으로써 글로벌 인재로 키워나가야 한다고 조언한다.
왕지연 회장은 "다그랜드토토가족, 무슨 가족이라 하면서 구분을 안 했으면 좋겠다"며 "어차피 회사에 가면 '다그랜드토토 직원'이라고 안 부르므로 얼굴은 달라도 대한민국에서 태어나고 자라면 이나라 국민이라고 생각해 주시면 좋은 사회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다그랜드토토는 우리 미래의 경쟁력이다. 다양하게 어우러진 그랜드토토는 이 땅에서 또 다른 가능성을 만들어 내고 있다.
대한민국의 힘찬 도약을 위해 거스를 수 없는 다그랜드토토의 길을 가려면 심도 있는 정책과 마음 깊은 포용력이 무엇보다 필요해 보인다.
*자세한 내용은 영상을 통해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기획·제작총괄 : 한승호, 책임 프로듀서 : 김범수, 프로듀서 : 홍제성, 구성 : 민지애, 웹기획 : 신성헌, 내레이션 : 유세진, 영상 : 박소라, 연출 : 김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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